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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하수는 어디로 갔을까?
  • 이경훈 천문학박사 논설위원
  • 등록 2022-06-11 08:35:00
  • 수정 2022-06-11 08:4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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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푸른하늘 은하수


우리 밤하늘 은하수는 어디에 있을까? 

한국아마추어천문학회 부산지부장 

이경훈 박사

 

1982년 여름 군대를 제대한 직후 친구들과 단양 8경 중 하나인 중선암으로 캠핑을 떠났다. 중선암 너럭 바위 위에서 밤늦게 기타치고 노래부르다 넓은 바위 위에 누워 밤하늘을 바라보았다. 남북으로 길게 뻗은 계곡 위로는 직녀성(베가)과 견우성(알타이르), 데네브 등 많은 여름철 별들과 은하수가 밤하늘을 가득 메우고 있었다. 한여름 밤하늘을 수놓은 그 수많은 별들의 무게를 이기지 못한 밤하늘 한자락이 뚝 하고 떨어질 것만 같아 무서움을 느낀 우리는 약속한 듯 텐트 속으로 급히 들어와 그대로 잠이 들어 버렸다. 그 때 보았던 엄청난 밤하늘을 지금껏 잊지 못한다. 이런 밤하늘과 은하수를 지금은 우리나라 어디를 가도 보기 어려워진 것이 너무나 안타까울 뿐이다. 

 

                                                                 여름철 대삼각형과 은하수

어렸을 적 ‘푸른 하늘 은하수’노래를 부르며 은하수를 보던 기억이 납니다. 하지만 요즘은 은하수를 사진으로만 봤을 뿐 은하수를 직접 본 사람은 거의 없을 뿐만 아니라 은하수라는 이름조차 모르는 아이들도 많죠. ‘은하수’, ‘미리내’라 불리던 여름 밤하늘을 가로 지르던 그 아름답던 모습을 지금은 거의 볼 수가 없습니다. 우리 은하수는 어디로 갔을까요?

 

동요 - 반달과 은하수

 

우리나라에서는 은하수(銀河水)를 제주도 사투리인‘미리내’로 부르는데, 이는 용을 뜻하는 ‘미르’와 강물을 뜻하는 ‘내’가 합쳐진 말입니다. 밤하늘을 아름답게 흐르는 은하수 강물 속에 용이 산다고 믿었던 모양입니다.


 

 

                                                            여름 밤하늘을 가로 지르는 거대한 용 (미르)


서양에서는 은하수의 전설은 헤라클레스의 탄생 신화에서 비롯되었다. 헤라의 영광이란 뜻의 헤라클레스는 제우스와 알크메네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로 그리스 신화 최고의 영웅이다. 헤라는 헤라클레스를 없애려고 하였는데 제우스는 헤라의 젖을 어린 헤라클레스에게 물린다면 아기는 신성을 얻을 뿐만 아니라 모성애로 인해 헤라에게 미움도 덜 받을 것으로 생각하였다. 제우스는 헤라가 잠들었을 때 몰래 헤라클레스에게 헤라의 젖을 물렸는데 헤라클레스가 젖을 너무 세게 빨아 깜작 놀란 헤라가 그를 밀쳐내면서 뿜어져 나온 젖이 하늘에 뿌려져 은하수가 되었고, 땅에 떨어진 젖 몇 방울은 하얀 아이리스가 되었다고 전해진다. 그래서 은하수는 영어로는 milky way라 불리게 된 것이다.

 

 

                                                     헤라의 젓이 은하수가 되다 -루벤스 (1577-1640)


전 인류의 80%가 빛공해의 영향을 받고 있다. 유럽의 60%와 북미의 80%가 은하수를 볼 수 없는 곳에서 살고 있다. 우리나라도 국토 면적 가운데 약 90%가 빛공해에 노출되어 있다. 빛공해의 정도가 주요 20개국(G20) 중 이탈리아(90.4%)에 이어 두 번째였다가 2019년 VIIRS(Visible Infrared Imaging Radiometer Suite) 자료에서는 G20 중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국민의 90%가 도시 지역에 살고 있는데다 산업화와 도시집중화로 인한 인공조명이 밤하늘을 밝혀 더 이상 많은 별과 은하수를 볼 수 없게 만든 것이다. 빛공해가 은하수를 삼켜버린 것이다.

 

                         빛공해 세계지도 (https://apod.nasa.gov/apod/ap160630.html)

 

은하수가 우유가 흐르는 강이 아니라 별들이 모여 있는 것이란 사실은 1609년 갈릴레이가 직접 만든 망원경으로 최초로 알아내었다. 영국의 천문학자 윌리엄 허셜은 태양이 중심에 있는 우주(우리은하)의 모양을 제안하였으며, 섀플리는 구상성단의 분포를 관측하여 우리은하는 약 10만 광년 크기의 납작한 원반 모양이라는 것을 밝혀내었다. 밤하늘을 둥글게 둘러싸고 있는 은하수는 우리은하의 중심에서 3만 광년 떨어진 곳에 위치한 태양계의 지구에서 우리은하를 바라 본 모습인 것이다. 우리은하의 중심부가 궁수자리 근처에 있어 여름철 은하수가 밝고 뚜렷하게 보이는 것이다. 


 

              Portrait of Galileo Galilei (1636) by Justus Susterma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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