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모사피엔스 VS 네안데르탈인
지구에는 우리 호모사피엔스 말고도 20여종의 인류가 존재하다 사라졌습니다. 네안데르탈인이 우리와 마지막으로 같이 살았었습니다. 왜 우리만 살아남았을까요? 네안데르탈인은 고기를 주로 먹어 우리보다 체격이 크고 강했습니다. 우리는 그들을 만나면 도망가야 했고 아니면 죽어야했습니다. 그런데 어찌 우리가 살아남고 저들은 사라졌을까요? 말 때문이었다.
우리는 다양한 언어를 구사했으나 네안데르탈인은 구강 구조상 그렇지 못했습니다. 어휘의 다양성이 생사를 가른 것입니다. 왜 그럴까요? 언어가 다양하면 많은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습니다. 사냥감이 어디에 있고 어떻게 사냥하는지, 어디에 가면 열매와 물고기가 있는지, 어떻게 추위와 포식자를 피할 수 있는지 서로 알려주며 협력해 살아남았습니다. 바로 지식과 정보의 양이 두 인종의 생사를 갈랐던 겁니다. 우리의 협동심이 네안데르탈인의 완력보다 생존에 더 유리했던 거지요.
현대는 어떤가요? 현대인은 원시인의 두뇌와 완전히 똑같습니다. 인류의 최고 목적은 다른 동물과 마찬가지로 살아남는 것입니다. 악어와 비슷합니다. 만나면 싸우고, 이기면 먹고 번식하며, 질 것 같으면 도망갑니다. 이 생존경쟁에서 전력의 핵심은 지식과 정보를 나누는 따뜻한 성품입니다. 이기적인 사람은 살아남지 못합니다.
4차 산업혁명의 거대한 폭풍우가 몰려오고 있습니다. 영국 옥스퍼드대학의 연구 결과 앞으로 20여년 안에 현 직업의 50%가 사라진다고 합니다. 우리는 이에 대한 준비를 하고는 있나요? 정치·행정·교육 당국 그 어디에도 대책은 없는 듯합니다. 네안데르탈인이 되고 말 것인가요?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상상력, 감수성, 창의력, 배려가 자원이고 실력입니다. 현재의 주입식 암기교육은 네안데르탈인이 걸었던 길입니다. 인류문명의 기반인 과학과 수학은 상상력의 산물입니다.
요즘 뉴스를 안 본다는 사람이 많습니다. 매일 싸우는 뉴스만 나오니 짜증나서입니다. 지금이 싸울 때인가요? 그러면 우리의 선조들은 어땠을까요? 선조들이 포식자로부터 살아남고 열매 등을 따 먹으며 생존한 것은 눈 덕분이었습니다. 동물들 중 눈에 흰자위가 보이는 것은 사람뿐입니다. 흰자위가 있으면 상대가 내가 어디를 보는지 알고, 그러면 싸울 때 허점이 드러나 불리합니다. 그래서 다른 동물은 흰자위가 없습니다. 인간은 왜 흰자위가 있을까요? 남들과 협력하기 위해서입니다. 눈은 마음의 창, 서로의 눈을 보며 이심전심합니다. 협력해야만 사자를 피하고 사냥할 수 있었습니다. 사람의 눈은 또 잠자리 눈과 달리 360도를 보지 못하지만 초점을 맞출 수 있어서 푸른 숲속에서 빨간 열매 등 식자재를 식별해냈습니다.
결국 호모사피엔스가 살아남은 것은 남들과 지식과 정보를 나눴던 협력과 배려, 나는 너를 보고 있다는 사랑 때문이었습니다. 요즘으로 치면 남을 배려하는 따뜻한 성품, 왕성한 지식욕에 근거한 상상력, 거기서 나온 창의력이 생존자원인 것입니다. '주전자'라는 단어를 모르는 사람에게 주전자를 준들 무엇에 쓰겠습니까? 1894년 우금치전투에서 동학군 2만6,000명이 죽을 때 일본군은 딱 한 명 죽었습니다. 모르면 죽고, 이기적이면 도태되고, 협력 안 하면 사라집니다.
곽영승 (전)언론인 행정학박사
yskwak1234@hanmail.net
1894년 우금치전투에서 동학군 2만6,000명이 죽을 때 일본군은 딱 한 명 죽었습니다. 모르면 죽고, 이기적이면 도태되고, 협력 안 하면 사라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