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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는 곳이 낙원이려니~
  • 곽영승 논설위원 논설위원
  • 등록 2022-06-30 10:43:14
  • 수정 2022-06-30 11:0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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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래도 그 자식들은 부모보다는 편한 세상에 살고 있습니다.

기획 시리즈 '독이 되는 부모 약이되는 부모'


내가 사는 곳이 낙원이려니~



곽영승 칼럼

전언론인/행정학박사 


 

 

내가 사는 곳이 낙원이려니~

 

 영국의 엘리자베스 여왕이 이런 말을 했답니다. “화목한 여느 가족들과 마찬가지로 우리 가족 가운데도 괴짜가 있고성급하고 제멋대로인 젊은이들이 있고가족 간에 의견차이도 있다.” 

 그렇습니다쌍둥이도 차이가 있고 다른데형제간에는 말해 무엇 하겠습니까제가 아는 두 형제가 있습니다이 형제는 같은 부모에게서 태어나 같은 초중고를 다녔습니다그러니 둘의 사고방식이나 삶의 태도는 비슷했겠지요둘 다 중학교까지는 우등생 모범생으로 부모의 자랑스러운 아들들이었습니다.

 

 그런데 둘의 인생행로는 고등학교를 들어가고부터 달라지기 시작했습니다둘 다 산골 중학교를 졸업하고 서울로 이른바 유학을 갔습니다형제는 자취를 했습니다형제들은 돈이 없어 반찬 대신 당시 유행하던 빠다(버터)나 마가린에 간장으로 밥을 비벼먹기가 일쑤였지요그리저리해 둘은 고등학교를 졸업했습니다만 형은 공부를 안 해 대학교를 가지 못했습니다동생은 대학교를 졸업했습니다.

 

 그 두 사람은 그 후 참으로 다른 삶을 살아가고 있답니다고등학교 단 3년을 허랑방탕 공부를 게을리 했던 형은 남들이 보기에 고생스러운 삶을 살아가고 있습니다반면고등학교 3년을 나름대로 노력했고 꿈을 포기하지 않았던 동생은 외적으로는 그런대로 찬성할 만한 삶을 살아가고 있습니다물론 동생도 나름대로 고민과 고통이 없을 수는 없겠지만 남들이 보기에는 그렇습니다누가 더 행복한지는 알 수 없겠으나확실한 것 하나는 동생이 형보다는 고생을 덜하고 산다는 것입니다원인은 고등학교 3년을 형은 부실하게동생은 형보다는 성실하게 보냈다는 것 단 하나인데 그 결과가 평생을 흔들고 있는 것입니다.

 

 삶의 행로가 달라지는 것은 대학교를 나오고 안 나오고의 문제가 아니라 한번뿐인 자신의 인생을 대하는 태도성실성의 문제가 아닐까요청춘시절 극히 짧은 기간 자신의 삶을 자신이 아끼지 않고자신을 스스로 존중하지 않고자신을 사랑하지 않은 결과가 평생 힘든 삶으로남들이 가고 싶어 하지 않는 길을 가야만 하는 삶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특히 이런 삶은 투 스트라이크 상태로 태어나는 가난한 집 아이들의 경우는 더 그렇다고 봅니다빈자들에는 기회가 많지 않습니다한번 볼을 놓치거나 헛치면 그걸로 그만입니다부자들은 그렇지 않지요부자들은 노 스트라이크 상태로 타석에 섭니다세 번의 기회가 있습니다.) 

 

 형은 자신의 청춘을 되돌아보며동생은 형을 반면교사로 각각 자신의 자식들에게 같은 말을 합니다.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한다열심히 해라.” 자식들은 모릅니다. “또 잔소리하시네.” 그 자식들이 자식을 낳고 세월이 흐르면 부모님에게서 들었던 인생의 지혜-잔소리를 자식들에게 똑같이 할 공산이 크지요.

 그래서 인간은 불완전한 존재이고 그 불완전으로 인해 역사는 반복되는 가 봅니다그렇습니다자식들이 내가 깨달았던 삶의 지혜나 진리를 학창시절청춘시절 깨달으면 얼마나 좋을까요그런데 대부분의 자식들은 그렇지 못합니다어찌합니까이렇게 살아야지요그래도 그 자식들은 부모보다는 편한 세상에 살고 있습니다물론 편한 게 행복한 것은 아닙니다만.

 

 엘리자베스 여왕의 가족이라고 평범한 가족들과 뭐가 크게 다르겠습니까그 사람들이나 우리나 다 같이 불완전한 인간인데요그렇듯 인간이 평생 누리는 행복의 양도 누구에게나 똑같습니다행복총량의 법칙이 아닐까합니다재벌 총수라고 우리보다 더 행복할까요아니라고 봅니다누가 묻습니다. “요즘 어때?” 대답합니다분명하게. “살아있는 것이 축복이지내가 사는 곳이 낙원이야” 죽는 것보다는 낫지 않습니까

 

 너무 어두운 얘기인가요다짐을 해보자는 뜻입니다봄이 오면 졸졸졸 눈 녹는 물소리가 들리고 새싹들이 피어나고 아지랑이가 아른거립니다계절의 변화를 느끼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행복합니까풀이 돋고 열매가 열리고 눈이 오는 걸 보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행복합니까그러니 지금부터라도 다르게 살아보자고 다짐해봅니다.

 톨스토이는 소설 <</span>안나카레리나>에서 행복한 가정은 모두 닮았지만 불행한 가정은 모두 저마다의 이유로 불행하다.”고 했습니다. “왜 내 삶은 이 모양인가?”라는 말은 삭이고 싶습니다



곽영승 전언론인/행정학박사 

투데이스타 논설위원

yskwak123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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