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하수는 어디로 갔을까? 3: 

이경훈 천문학 박사

빛공해의 현실

은하수는 어디로 갔을까? 3: 빛공해의 현실

        그림 > 여름 밤하늘을 가득 채운 울산 바위 위 은하수와 목성(촬영: 이경훈)

야외 조명의 목적은 인간의 야간 활동에 안전한 환경을 제공하는 것입니다. 야외 조명은 40만 년 전 인류가 불을 발견한 이후 시작되었습니다. 오랫동안 횃불로 어두운 밤길을 밝히던 시절부터 1790년 경 가스램프가 거리 조명으로 등장한 이후 에디슨의 백열전구를 거쳐 지금까지 다양한 형태의 발전을 이루어왔습니다. 수은등과 나트륨등으로 대표되던 도시 조명이 LED등으로 바뀌어가고 있지만 아직은 보급이 미흡한 상태입니다. 

은하수를 직접 본 적이 있는가요? 있다면 언제 어디에서 보았을까요? 도시에서는 과다한 야외 조명에 의한 빛공해때문에 은하수를 보기가 거의 불가능합니다. 도시에 사는 사람이 은하수를 보려면 차를 타고 적어도 한 두 시간 걸리는 도시 바깥의 빛공해가 적은 어두운 곳으로 나가야만 합니다(빛공해가 적은 어두운 곳을 찾는데 도움이 되는 웹싸이트로 darksitefinder.com 이나 lightpollutionmap.info/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2013년 “인공조명에 의한 빛공해 방지법”이 만들어 진후 2020년 일부가 개정되어 빛공해방지법 시행령이 2020년 5월 27일부터 시행되었습니다. 이 법에서는 연직면에 비춰지는 가로등 등 인공조명 밝기가 10룩스(Lux)를 넘으면 빛공해로 간주하고 있습니다. 

조명이 의도한 영역을 넘어 피해를 입히는 것을 침입광(light trespass)이라 하며 주변 이웃과의 마찰을 일으키는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계획없이 부주의하게 설치된 가로등이나 옥외 조명의 누출광 등이 동물과 식물의 생체 리듬을 및 생태 환경을 교란하기도 합니다. 이 외에 하늘밝아짐 혹은 산란광(skyglow), 군집된 빛(light clutter)과 눈부심(glare)들을 기타 빛공해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산란광(skyglow) 즉, 하늘밝아짐 현상은 인공조명의 불빛이 대기 중의 수증기나 안개, 오염 물질 등에 의해 굴절 산란되어 밤하늘을 밝게 하는 현상을 말합니다. 이로 인해 천체관측 장애, 식물 성장 방해 및 수면 장애와 철새 이동 방해가 일어나며 지구 온난화에 영향을 미치기도 합니다.

눈부심(glare) 현상은 자동차 전조등이나 옥외 광고물 등의 강렬한 빛이 시야에 직접적으로 들어와 순간적인 시각 마비 및 시각적 불쾌감을 일으키는 현상입니다. 이 외에도 만성피로와 교통사고 유발 및 로드킬을 일으키는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군집된 빛(light clutter)은 한 장소에 과도하게 모여있는 빛의 집단을 말합니다. 불법적인 고휘도의 광고판이나 대도시의 상업지역 조명들이 이에 해당합니다. 이는 시각적 혼란과 불쾌감을 유발하여 보행 중 사고나 교통사고를 유발하기도 합니다.

                                            그림 > IDA 홍보 영상 캡쳐

밤하늘 별들을 사랑하는 아마추어 천문인들에게 빛공해란 대기오염물질과 인공불빛 때문에 시야에서 별이 사라지는 현상을 주로 말합니다. 도시의 과다한 빛이 밤하늘에 산란되어 넓은 범위의 밤하늘이 밝아지는 산란광(skyglow) 혹은 하늘 밝아짐은 과다한 인공조명뿐만이 아니라 전등갓을 씌우지 않음으로 더 심화되었습니다. 

갓이 없는 전등불빛은 하늘 높이까지 영향을 미쳐 별을 볼 수 없게 만듭니다. 하지만 전등갓만 씌워도 별들이 나타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불필요한 전등의 수를 줄이면 더 많은 별을 볼 수 있으며, 타이머를 이용하여 일정 시각 이후 조명을 끌 수 있으면 은하수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전등갓이 없어 천장까지 빛이 퍼지는 조명은 전등갓이 있는 조명에 비해 빛의 양이 9배까지 많습니다. 낭비되는 빛이 그만큼 많은 겁니다. 필요없는 곳에 빛을 줄이면서 필요한 곳에는 빛을 올바르게 사용하도록 하는 현명한 빛 사용 방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