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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이기심은 어디까지 일까?
  • 곽영승 투데이스타 논설위원
  • 등록 2022-07-08 02:31:51
  • 수정 2022-07-08 07: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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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간은 미완성이다. 이성보다는 욕심, 감정에 좌우된다.

인간의 이기심은 어디까지일까?

 

투데이스타 논설위원 행정학 박사 곽영승


 인간은 미완성이다. 이성보다는 욕심, 감정에 좌우된다. 내 안의 악마는 천사를 능가한다. 나는 나의 이익을 잣대로 판단한다는 것이 조금은 부끄럽지만 솔직한 진술이다. 

 

 우리나라에서 끼니를 제대로 때우지 못하는 결식아동, 기초생활수급대상자, 차상위계층 등 빈곤층 수백만 명이 가난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한창 자라나야 할 결식아동들은 끼니를 거르며 배고픔에 시달린다. 굶주림의 고통만큼 사람을 힘들게 하는 것이 있을까? 아이들은 아침은 굶거나 라면, 점심은 학교급식, 저녁도 라면 아니면 굶는다. 이 아이들 중 3분의 2는 돈이 없어 상급학교에 진학하지 못한다. 꿈을 포기하고 좌절감을 안은 채 거리에서 방황한다. 

 

 조손가정의 한 할머니가 손주 셋을 키우고 있다. “우리 아이들은 새것을 몰라요. 내가 헌옷이나 신발을 구해다 입히고, 반찬은 어린이집 등에서 일해주고 얻어다 먹입니다.” 한창 먹을 나이라 정부가 지원하는 돈으로는 부족하기 때문이다.

 중 3의 한 소녀는 중1, 초3 두 남동생을 키우는 소녀가장이다. 이 아이들의 꿈은 새 옷, 축구공, 컴퓨터를 갖는 것이다. 이건 꿈이 아니다. 꿈은 일생을 걸고 달성하거나 이루려고 노력하는 것인바 이 아이들에게 꿈은 사치다! 

 초 3 동생은 집에 컴퓨터도 없고 돈도 없으니 매일 방과 후 PC방에서 형들이 하는 게임을 뒷전에서 구경하다 늦게 들어온다. 중3 누나의 걱정이 크다. 중3 소녀는 어른이 돼버린 지 오래다. 

 

 사람의 인생은 예측이 가능하다. 오늘 어떻게 사느냐에 따라 내일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이런 아이들의 장래는 어떻게 될까? 복지는 있는 사람이 세금을 조금 더 내서 빈곤층과 함께 살아가는 것이다. 바로 사회안전망이다. 그 안전망이 잘 돼 있어야 부자들은 부를 향유하고, 중산층은 일상을 안전하게 살아갈 수 있다. 과연 이 아이들을 방치하고 사회안전망이 제대로 작동될 수 있을까?

 

 이런 약자층의 목소리는 법과 제도에서 소외된다. 정치권은 강자층 부유층의 목소리에 주로 귀를 기울인다. 이들의 로비에 영향을 받는다. 이제 국민들도 정치인들의 포퓰리즘에 익숙해져 퍼주기 공약을 당연시한다. 그런 정책의 어두운 뒤안길에서 빈곤층은 고통과 한의 눈물을 흘리고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당장은 공짜로 받으니 좋다. 그러나 이 세상에서 공짜가 가능한가? 다 우리가 내는 세금이거나, 미래세대의 꿈을 저당잡힌 국가부채인 것이다. 내 아이의 가난한 친구들이 좌절감을 안고 성장한다는 사실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아이들의 절망은 국가의 손실이고 사회에 위협이 된다는 것을 잘 알기에.

 

 우리나라는 계층이 교육을 통해 세습되고, 교육이 꿈의 사다리가 아니라 절망의 벽이 돼버린

지 오래다. 상류층 부유층의 아이들과 빈곤층 아이들은 출발선이 다르다. 상류층은 100미터 달리기에서 이미 10미터 20미터 앞서있다. 공정한 경쟁이 아니다. 경쟁에서 낙오되면 아무리 재능이 뛰어나도 쓰이지 못한다. 아이들의 재능이 쓸모가 없다면 이보다 더 큰 손실이 있을까 싶다. 10% 상류층의 재능만이 쓰여 지고 나머지 90%의 재능이 버려진다면 그런 나라에 미래가 있을까? 

 

 이제 빈곤층의 이야기는 언론에도 잘 나오지 않는다. 욕심이 날뛰는 시위(示威)와 징치권 기사, 말초적 쾌감을 던져주는 오락과 예능프로들만 넘쳐난다. 국민들이 전반적으로 잘 살게 되고 기자 PD들이 중산층, 상류층에 끼어들면서 빈곤층과 절연했기 때문이다. 그게 보통의 인간이 가는 길이다. 

 

 지금도 ‘우리들의 달동네’는 여전하고, 빈곤층의 생존은 절박하기만 하다. 부유층은 위험을 스포츠, 오락으로 즐기지만 빈곤층은 일터에서 목숨을 걸고 버텨내고 있다. 나의 이기심이 나의 눈을 멀게 하지 말고, 나의 욕망이 나의 피를 차갑게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곽영승 행정학박사 yskwak123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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