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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종 누룩막걸리가 빚어낸 황금식초
  • 이창주 주간
  • 등록 2025-08-14 08: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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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술 마실 때 식초가 들어간 안주를 먹으면 간장에 무리를 덜어주고 숙취를 예방하는 데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토종 누룩막걸리가 빚어낸 황금식초 ‘금막초’ 이야기 

 

 부산 금정산성에 오르면 반드시 만나야 하는 우리 술 누룩 막걸리가 있다. 술 사발 속에 가득 찬 산성 막걸리를 나무젓가락으로 휘저은 다음 손을 살짝 놓으면 젓가락이 비스듬히 기울어진다는 술이 바로 금정산성 누룩 막걸리였다.

 

 

 산성막걸리의 핵심 재료 우리 밀로 직접 만든 누룩

산성막걸리 누룩 방 유청길대표와 전남선 여사 (100 % 수작업으로 만든 누룩)

 


 기계로 찍어낸 틀 누룩

다향한 형태로 만들어진 누룩, 대부분 기계로 만들어지고 있다.

 

 

지금은 소비 속도가 빨라 그런 현상을 보긴 어렵지만, 술독에 며칠 묵힌 산성 누룩 막걸리를 술 사발에 따라 놓으면 금세 뻑뻑해진 그런 때가 있었다. 이 술을 적정 온도 유지하면서 자연 상태로 두면 최고의 천연 식초가 된다.

 

 집안 어른으로부터 전수받은 식초 만들기 방법으로는 먹다 남은 막걸리를 두뚜막에 두면 식초가 되는데 이것을 ‘부뚜막 식초’라고 부르기도 했다.

 

 산성 막걸리 고장 금정산성은 불과 5~60년도만 해도 쉽게 산성마을에서 아랫동네 마실 길은 쉽지 않았다. 때문에 병원에 갈 일이 있어도 어지간한 잔병들은 민간요법에 의존하는 경우가 허다했다. 그중 가장 빈번히 사용되던 것이 바로 식초와 산성 막걸리인데 민간요법 대체재로 거의 남용되다시피 했다. 배가 아파도 누룩 막걸리 한 사발로, 감기가 오나 싶으면 뜨뜻미지근하게 데워서 한 잔, 소화가 안 될 때도 긴히 사용되었던 것이 누룩 막걸리였다. 그런데 이보다 더 효용가치가 높은 것이 바로 누룩 막걸리 식초라고 한다.


 사람의 병을 고친다는 ‘의사’ (醫師) 한문을 자세히 뜯어보면의 ‘의’ (醫) 속에 술 ‘주’(酒)가 들어 있다. 술로 병을 고쳤다는 것에 유래한 것으로 더 깊이 들어가 보면 술은 급하게 마시는 것이 아니라 닭이 물을 한 모금 한 모금 마시라 하여 닭 ‘유’(酉)에 (삼수변) 석 삼자를 합하여 만들어진 것이 술 주(酒) 

 

가 되었다, 여기에 식초의 ‘초’(醋)를 뜯어보면 오래된 술이란 의미가 포함되어 있다. 즉 ‘술’ 주(酒)와 ‘오래된’ 석(昔)이 결합되어 ‘초’(醋)가 만들어진 것이다. 

 

식초의 완성은 술이 오랜 시간을 거쳐야만 만들어진다는 사실을 경험한 끝에 태어난 문자이며 그 속에 비법까지 새겨 놓았다고 볼 수 있다. 

 

식초가 질병을 예방하는 효과는 물론 조미 효과까지 있다는 것을 알고 집집마다 필수 상비 식품으로 부엌 한편에 놓이게 된 것이 바로 우리 토종 식초였던 것이며 할머니는 부엌 한구석에 놓여있는 식초병을 가끔 흔들어 주면서 ‘잘 되거라’라고 하신다. 병을 흔들어주는 행동은 병 속의 누룩 막걸리가 좋은 식초가 되기 위해 산소 공급을 해주는 역할을 해줬던 것인데 가끔 흔들어주면 좋은 식초가 된다는 사실만 알았고 자연 화학적 반응이 일어나는 그것까지는 몰랐겠지만 대대손손 전수와 이수가 행해진 매우 과학적인 행위 유산임에는 틀림없다.

 

 

유럽에서는 오래된 포도주가 좋은 식초를 만들어 준다는 믿음은 동서를 막론하고 좋은 술이 좋은 식초가 된다는 사실을 일치시켜주고 있다. 문제는 식초의 어미가 되는 원료인데 그것이 포도주든 우리의 막걸리든 좋은 재료로 만들어져야 하고 인위적으로 화학 처리하지 않는 것이어야 한다. 


 

사진 - 토종 밀로 만든 누룩

 

 

우리 식초는 누룩의 혼령이 깃든 것이라고 말한다. 식초를 만들 때 시기를 정해 놓을 것을 보면 원하지 않는 화학 처리를 막으려 했음을 짐작할 수 있고 식초를 만드는 과정에서 누룩의 혼령이 계절과 습도에 매우 민감하여 식초를 빚는 길일을 따로 정해 놓았으나 요즘 식초는 대부분 공장에서 대량 생산하고 있다. 옛 방식으로 길일을 따지고 하다 보면 생산성이라든지 경제성이 매우 저조한 때문이다.

 

 식초 빚는 길일을 보면 신미일(辛未日), 경자일(庚子日), 을미일(乙未日)이며

피해야 하는 날은 무자일(戊子日), 갑진일(甲辰日), 정미일(丁未日)이다.

 

식초에 좋은 혼령이 깃든다고 믿었기에 부정을 타지 않도록 외부인은 물론 행실이 그른 사람과 접촉을 피했다고 한다. 이러한 옛 어른들의 금기사항은 식초가 진행되는 과정에 외부 영향으로 인해 급속한 환경변화를 막으려는 조치였을 것으로 보인다.

 

 금성산성 막걸리 역사는 어느덧 500년을 넘기고 있으니 그 긴 세월 동안 식초 만드는 비법은 어머니가 딸에게 시어머니가 며느리에게 전수해 줬음은 물론 금기사항 또한 다양했으리라 짐작할 수 있으며 500년의 긴 세월 동안 제조와 관련된 속설을 품고 오늘에 이르고 있다.

 

 사진 왼쪽 첫번째 –2022년 대한민국 막걸리엑스포에 출품되었던 산성막걸리.

 

현재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식초 종류는 크게 2가지로 양조식초와 합성식초인데 양조식초는 에틸알코올에 물과 초산균을 넣고 발효시킨 뒤 향을 첨가한 제품이고 합성식초는 흔히 빙초산으로 알려져 있는데 물로 희석하고 더하여 아미노산이나 단맛을 첨가해 만든 것이기에 유기산이 없으며 건강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한다. 

 

 

식초에는 어떤 성분과 효능이 있을까? 

 

살균 및 해독작용이 있다고 알려져 있고 약재료로 부신피질 호르몬의 원료로 쓰이기도 하고 여성호르몬 생성에 도움을 주며 당뇨와 갱년기 장해 예방과 근육 이완 해소, 피곤해진 시 신경 회복에도 효력이 있다고 한다.

 

한때 애주가들은 소주에 식초를 타서 마시면 숙취도 예방하고 간에 무리를 덜어준다며 유행했던 적이 있었다. 어느 정도 근거가 있었음을 과학적으로 밝혀낸 사람이 바로 노벨상 수상자 한스 아돌프 크레이브 박사다. 한스 박사는 식초를 하루 100밀리그램 매일 섭취하면 수명도 연장될 뿐만 아니라 각종 암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밝혀낸 것이다.

 

 

 

 

한스 아돌프 크레이브 박사Hans Adolf Krebs 

 

 술 마실 때 식초가 들어간 안주를 먹으면 간장에 무리를 덜어주고 숙취를 예방하는 데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지구상에서 식초의 최초 등장 기록은 기원전 5천 년 전 바빌로니아의 포도 식초가 있고 중국에서는 기원전 3천 년, 이때 벌써 식초를 만들어 판매하였으며 식초를 제조하는 전문가가 있었다고 기록하고 있으나 한국은 따로 기록하고 있지는 않지만, 공식적으로 등장한 것은 문종 1451, ‘문종실록’에 기록하고 있고 식초에 대해 비슷하게 언급한 것으로는 ‘고려도경’에 ‘앵두가 초 맛 같다’라고 기록했고 ‘해동역사’에서 ‘식품 조리에 초가 쓰였다’라고 한다. 그중에 관심을 끄는 기록으로는 ‘향약구급방’에서는 초가 치료의 목적으로 사용되었다는 기록인데 부스럼이나 중풍을 치료하는데 초가 사용되었다는 점이다.

 

식초 성분과 효능에 관하여 가장 정확하게 기술한 것으로는 ‘동의보감’을 들 수 있을 것이다. 동의보감에서 초를 기술하길 “초는 성(性)이 온(溫)하며 맛이 시고 독이 없어 옹종(擁腫)을 없애고 혈운(血暈)을 부수며, 모든 실혈(失血)의 과다와 심통(心痛)과 인통(咽痛)을 다스린다. 또한 모든 어육과 채소 독을 소멸시킨다.”

 

토종 누룩 막걸리로 만들어진 금정산성 식초는 앞에서 언급한 현재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양조식초와 합성식초와는 완전히 다른 식초이기 때문에 땀을 흘리고 난 뒤 갈증 해소를 위해 생수에 산성 막걸리 식초 한 숟가락을 타서 마시면 이온음료 대용으로 좋다고 한다. 이외에도 생선회 무침, 식초가 필요한 나물 무침, 철 지난 생선의 살균작용에도 요긴하게 쓰인다.

 

 

 ‘한국의 맛과 멋’

‘국충길의 누룩전쟁’

 

투데이스타 

주간 이창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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