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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누룩막걸리, 명품식초가 된다.
  • 이창주 주간
  • 등록 2022-10-11 06:59:34
  • 수정 2022-10-12 12:1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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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통누룩막걸리, 명품식초가 된다.

[투데이스타=편집국 ]

토종 누룩막걸리가 빚어낸 황금식초 ‘금막초’ 이야기 

 

사진 : 누룩 막걸리, 식초 제조과정을 배우고 체험하기 위해 산성 누룩 막걸리 (유청길 대표) 공장을 방문한 동남아시아 교환 학생들 

 

 부산 금정산성에 오르면 반드시 만나야 하는 우리 술 누룩 막걸리가 있다술 사발 속에 가득 찬 산성 막걸리를 나무젓가락으로 휘저은 다음 손을 살짝 놓으면 젓가락이 비스듬히 기울어진다는 술이 바로 금정산성 누룩 막걸리였다.

 

 

사진 : 산성누룩막걸리 유청길 대표와 전통방식누룩 비법을 이어온 전남선 여사

 

 유청길 대표는 한때 막걸리 사업을 접으려고도 했었다힘들게 만든 막걸리였지만 시중에 판매되는 생수보다 더 싸게 팔리고 있는 것에 비애감을 느꼈기 때문이다대부분 국내 막걸리 제조공정에서 수입산 균을(입국방식사용하지만 금성산성 막걸리는 500년 전 그때 그 방식을 고집 토종 누룩으로 술을 빚어온 사실을 인정받아 국내 민속 토산주 1호로 지정되면서 누룩 막걸리가 새롭게 인식되는 계기가 되어 그나마 명맥을 유지할 수 있었다고 한다박물관 건립 이외에 유 대표의 간절한 바람이 또 하나 있었다고급음식점 및 호텔이나 국가 대소사 행사에 우리술 누룩 막걸리가 사용되길 주문하고 있다외국산이 아닌 우리 술을 알리는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누룩막걸리 박물관 건립

 

 최근 유청길 대표가 추진하는 일에 대해 가족 및 주위 지인들은 사고를 쳤다고 한다정부 지원 1원도 받지 않은 전통주 관련 제조공정 과정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박물관 건립에 모든 것을 쏟아부으며 뜻깊은 일을 하는데 왜 사고를 쳤다고 했을까토종 술은 마진도 적은데다 생수 한병 가격과 비교할 때 별 차이 없는경제성이 매우 낮아 현재 사업도 힘든데 사비를 들여 박물관까지 건립하는 일을 벌였으니 내심 답답하고 어리석은 사람으로 비쳤기 때문일 것이다


사진 ; 산성 누룩막걸리의 역사를 영구히 보존키 위해 공사중인 전통누룩박물관 현장

 

 

걸죽한 탁주의 대명사 산성누룩막걸리

 

산성 막걸리 주도는 8맛이 당긴다고 몇 잔을 거푸 마시면 금방 취기가 오르는 술이 산성 누룩 막걸리다지금은 소비 속도가 빨라 그런 현상을 보긴 어렵지만산성 누룩 막걸리 애주가들의 5~60년 전 경험담이 산성 막걸리의 특성을 잘 말해 주고 있다정리하면 이렇다술독에 며칠 묵힌 산성 누룩 막걸리를 술 사발에 따라 놓으면 금세 뻑뻑해지는데 이때 나무젓가락을 잔 가운데 꽂으면 바로 넘어지지 않는다고 한다

 

산성 누룩 막걸리를 입에 대기 시작하면 다른 술은 싱겁다는 이유를 잘 말해주는 대목이다

 

산성 막걸리 고장 금정산성은 불과 5~60년도만 해도 쉽게 산성마을에서 아랫동네 마실길은 쉽지 않았다그 때문에 병원에 갈 일이 있어도 어지간한 잔병들은 민간요법에 의존하는 경우가 허다했다그중 가장 빈번히 사용되던 것이 바로 식초와 산성 막걸리인데 민간요법 대체재로 거의 남용되다시피 했다배가 아파도 누룩 막걸리 한 사발로감기가 오나 싶으면 뜨뜻미지근하게 데워서 한잔소화가 안 될 때도 긴히 사용되었던 것이 누룩 막걸리였다그런데 이보다 더 효용가치가 높은 것이 바로 누룩 막걸리 식초라고 한다

 

 사람의 병을 고친다는 의사의 한문 글자로 醫師 이렇게 된다글자를 자세히 뜯어보면 의 -속에 술 주 酒가 들어 있다술로 병을 고쳤다는 것에 유래한 것으로 더 깊이 들어가 보면 술은 급하게 마시는 것이 아니라 닭이 물을 한 모금 한 모금 마시라 하여 닭 유자 酉에 석 삼자를 합하여 만들어진 것이 술 주()자인데여기에 식초의 초()를 뜯어보면 오래된 술이란 의미가 포함되어 있다즉 술 주()와 오래된 것()이 합쳐져서 초()가 된 것이다식초의 완성은 술이 오랜 시간을 거쳐야만 만들어진다는 사실을 경험하고 이것을 문자로 남긴 것이다.

 

식초가 질병을 예방하는 효과는 물론 조미 효과까지 있다는 것을 알고 집마다 필수 상비 식품으로 부엌 한편에 놓이게 된 것이 바로 우리 토종 식초였던 것이며 할머니는 부엌 한구석에 놓여있는 식초병을 가끔 흔들어 주면서 잘되거라라고 하신다병을 흔들어주는 행동은 병 속의 누룩 막걸리가 좋은 식초가 되기 위해 산소공급을 해주는 역할을 해줬던 것인데 가끔 흔들어주면 좋은 식초가 된다는 사실만 알았고 자연 화학적 반응이 일어나는 그것까지는 몰랐겠지만대대손손 전수와 이수가 행해진 매우 과학적인 행위 유산임은 틀림없다.

 

 유럽에서는 오래된 포도주가 좋은 식초를 만들어 준다는 믿음은 동서를 막론하고 좋은 술이 좋은 식초가 된다는 사실을 일치시켜주고 있다문제는 식초의 어미가 되는 원료인데 그것이 포도주든 우리의 막걸리든 좋은 재료로 만들어져야 하고 인위적으로 화학 처리하지 않는 것이어야 한다

 

사진 - 토종 밀로 만든 누룩

 

 

 우리 식초는 누룩의 혼령이 깃든 것이라고 말한다식초를 만들 때 시기를 정해 놓을 것을 보면 원하지 않는 화학 처리를 막으려 했음을 짐작할 수 있고 식초를 만드는 과정에서 누룩의 혼령이 계절과 습도에 매우 민감하여 식초를 빚는 길일을 따로 정해 놓았으나 요즘 식초는 대부분 공장에서 대량 생산하고 있다옛 방식으로 길일을 따지고 하다 보면 생산성이라든지 경제성이 매우 저조하기 때문이다.

 

 식초 빚는 길일을 보면 신미일(辛未日), 경자일(庚子日), 을미일(乙未日)이며

피해야 하는 날은 무자일(戊子日), 갑진일(甲辰日), 정미일(丁未日)이다.

 

식초에 좋은 혼령이 깃든다고 믿었기에 부정을 타지 않도록 외부인은 물론 행실이 그른 사람과 접촉을 피했다고 한다이러한 옛 어른들의 금기사항은 식초가 진행되는 과정에 외부 영향으로 인해 급속한 환경변화를 막으려는 조치였을 것으로 보인다.

 

금성산성 막걸리 역사는 어느덧 500년을 넘기고 있으니 그 긴 세월 동안 식초 만드는 비법은 어머니가 딸에게 시어머니가 며느리에게 전수해 줬음은 물론 금기사항 또한 다양했으리라 짐작할 수 있으며 500년의 긴 세월 동안 변함없는 재래식 제조 방법을 활용하여 이어오고 있다


사진 : 직접재조한 누룩을 원료하여 만든 천연식초

 

 

가정에서 식초를 손쉽게 만드는 방법중 가장 널리 알려진 것으로는 먹다 남은 막걸리를 병에 담아 부뚜막에 놔두면 저절로 식초가 된다고 하여 어른들은 이것을 부뚜막 식초라고 했다.

 


 

 


사진 : ‘부뚜막 식초를 설명하는 박수정 선생

 

 

 현재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식초 종류는 크게 2가지로 양조식초와

합성식초다양조식초는 에틸알코올에 물과 초산균을 넣고 발효시킨 뒤 향을 첨가한 제품이고 합성식초는 흔히 빙초산으로 알려져 있는데 물로 희석하고 더하여 아미노산이나 단맛을 첨가해 만든 것이기에 유기산이 없으며 건강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한다

 

 

식초에는 어떤 성분과 효능이 있을까

 

살균 및 해독작용이 있다고 알려져 있고 약재료로 부신피질 호르몬의 원료로 쓰이기도 하고 여성호르몬 생성에 도움을 주며 당뇨와 갱년기 장해 예방과 근육 이완 해소시신경 회복에도 효력이 있다고 한다.

 

 한때 애주가들은 소주에 식초를 타서 마시면 숙취도 예방하고 간에 무리를 덜어준다며 유행했던 적이 있었다어느 정도 근거가 있었음을 과학적으로 밝혀낸 사람이 바로 노벨상 수상자 한스 아돌프 크레이브 박사다한스 박사는 식초를 하루 100밀리그램 매일 섭취하면 수명도 연장될 뿐만 아니라 각종 암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밝혀낸 것이다.

 

 

한스 아돌프 크레이브 박사Hans Adolf Krebs 

 

 

술을 마실 때 식초가 들어간 안주를 먹으면 간장에 무리를 덜어주고 숙취를 예방하는 데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지구상에서 식초의 최초 등장 기록은 기원전 5천 년 전 바빌로니아의 포도 식초가 있고 중국에서는 기원전 3천 년이때 벌써 식초를 만들어 판매하였으며 식초를 제조하는 전문가가 있었다고 기록하고 있다.

 

한국은 따로 기록하고 있지는 않지만공식적으로 등장한 것은 문종 1451, ‘문종실록에 기록하고 있고 식초에 대해 비슷하게 언급한 것으로는 고려도경에 앵두가 초 맛 같다라고 기록했고 해동역사에서 식품 조리에 초가 쓰였다라고 한다그중에 관심을 끄는 기록으로는 향약구급방에서는 초가 치료의 목적으로 사용되었다는 기록인데 부스럼이나 중풍을 치료하는데 초가 사용되었다는 점이다.

 

식초 성분과 효능에 관하여 가장 정확하게 기술한 것으로는 동의보감을 들 수 있을 것이다동의보감에서 초를 기술하길 초는 성()이 온()하며 맛이 시고 독이 없어 옹종(擁腫)을 없애고 혈운(血暈)을 부수며모든 실혈(失血)의 과다와 심통(心痛)과 인통(咽痛)을 다스린다또한 모든 어육과 채소 독을 소멸시킨다.”


토종 누룩 막걸리로 만들어진 금정산성 식초는 앞에서 언급한 현재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양조식초와 합성식초와는 완전히 다른 식초다.

 

땀을 흘리고 난 뒤 갈증 해소를 원한다면 생수에 산성 막걸리 식초 한 숟가락을 타서 마시면 좋고 생선회 무침식초가 필요한 나물 무침철 지난 생선의 살균작용에도 요긴하게 쓰인다.

 

 

투데이스타 

주간 이창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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