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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백산로를 따라가며 보라. 그 곳엔 적조암이 있다.
  • 편집국
  • 등록 2023-03-10 17:15:09
  • 수정 2023-03-11 17:5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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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보따리라는 별명을 지녔던 해월 최시형선생이 49일간 기도를 하면서 머무른 곳

사람을 하느님같이 섬겨라는 최제우의 가르침을 받으며 수행하다 최제우의 뒤를 이어 제2대 교주가 되었던 해월 최시형선생을 다시 소환한다.


해월 최시형선생이 반평생을 도망 다니면서 숨었던 장소는 전국에 200여군데였었다. 옮겨다닌 장소들은 앞으로 들어오는 길은 하나이고, 뒤로 나가는 길은 여러 군데였다는데 공통된 특징이 있다. 위험한 순간이 닥치면 언제든 도망을 다녀야 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해월선생에게는 최보따리라는 별명이 생겼다.


그 중, 적조암은 동학을 다시 일으켜야 하는 절박한 상황에서 깊은 산 속에 몸을 숨기고 오랜기간 기도할 수 있는 안정적인 장소가 필요했던 최시형선생에게 가장 최적의 기도장소였다. 


비록, 도망자의 신세였지만 적조암은 수련하는 내내 종교적 일깨움과 안식을 주었던 성지였으며, 매 끼니를 감자로 해결하면서,  ‘지기금지원위대강 시천주조화정영세불망만사지(至氣今至願爲大降 侍天主造化定永世不忘萬事知)’의 주문을 하루에 3만독씩 외웠다.


함백산 적조암에서의 시간들은 해월선생이 재기할 수 있도록 활력을 준 기도터이기도 했으며 스님의 배려로 49일 간의 산중수련을 무탈하게 마칠 수 있었다. 훗날, 무너졌던 동학을 재건하고 경전의 발간과 천도교 전도에 박차를 가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 되기도 했다.


아래의 내용은

해월 최시형선생이 기도 수련을 마친 감회를 시로 남긴 글이다. 


태백산 중에 들어 49일의 기도를 드리니

한울님께서 여덜 마리 봉황을 주어

각기 주인을 정해 주셨네


천의봉 위에 핀 눈꽃은 하늘로 이어지고

오늘 비로소 마음을 닦아

오현금을 울리는구나


적멸궁에 들어 세상의 티끌 털어내니

뜻있게 마치었구나, 49일간의 기도를


                          적조암  강원도 정선군 고한읍 고한리 산214-10


*바위에 새겨진 한문 해설


'하느님께서 나와 조화롭게 하나되옵니다.

영원토록 잊지 않고 모든 것을 알게 하소서.

지극한 하느님의 기운을 크게 내려주시기를 원합니다.'


사람답게 살고자 했던, 백성들의 삶을 편안하게 살고자 염원했던, 오로지 그 일념을 향해 스승인 최제우선생의 가르침을 수행하기 위해 백두대간 산자락을 보따리 삶으로 떠돌면서 처절하리만치 힘들고 외로웠을 해월 최시형선생의 고단함에 가슴이 먹먹해져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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