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스타=해덕창주]
-흔들리는 베스트셀러의 신뢰-
OO문고 베스트셀러 순위 조작 논란을 계기로 출판계의 사재기 관행과 집계 방식의 허점이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그 영향력이 아무래도 다른 온라인 서점들이 있기는 하지만 오프라인 전국 매장 집계까지 포함해 가장 공신력이라고 할까요? 예외적 영향력이 크다 보니까 집중적으로 OO문고 베스트셀러에 올리기 위해, 그곳을 유지하기 위해서 사재기했다. 이렇게 볼 수 있겠죠.” 백원근 (책과 사회연구소 대표)
이른바 사재기 내지 베스트셀러 순위 조작은 극히 예외적인 현상이라고 봐야 되는가, 꽤 있는 현상이라고 봐야 되는가? 이 질문에
“사실 그 표현 자체가 상당히 조심스럽기도 한데요. 보는 분들에 따라 다르긴 한데, 출판계에서는 암암리에 상당히 이뤄지고 있는 것이 아니냐, 그리고 과거와 같은 방식이 아니라 이를테면 회원제 방식의 마케팅 회사를 통해서 책을 보내준다든가 하는 새로운 수법들로 계속 등장하고 있기 때문에…” 백원근 (책과 사회연구소 대표)
사재기 등 ‘고전적 수법’에 대한 답변이다.
“고전적 방식은 90년대부터 있었던 것이… 배낭을 메고 매장을 아르바이트생들이 돌면서… 초기에는 그런 식으로 이용해서, 얼굴도 다르고 또 몇 시간에 한 번씩 돌고 그러면, 비슷한 사람이 가게 됐을 경우 이상하잖아요. 그렇게 되면 적발이 되고, 그런데 나중에 인터넷 구매가 활발해지면서는 동일한 배송지, 주소지, 혹은 동일한 주문자가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경우에 드러날 수가 있고, 그래서 그런 범죄 수법들에 대항하기 위해서 그걸 잡아내는 방식도, 그 범죄 수법도 또 진화하고 이런 식으로 에스컬레이트가 계속된 거죠.” 백원근 (책과 사회연구소 대표)
조작을 하려면 당연히 비용이 들어가고, 그렇게 해서 책이 많이 팔린다 하더라도 따지고 보면 수익성이 높아 보이지 않는데도 이 짓을 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결국은 경제성 동인이 가장 크다고 봐야겠죠. 돈이 되니까 그것을 하는 거죠. 쉽게 말하자면 베스트셀러 종합 상위권에 올라가고 그걸 유지하면, 베스트셀러 때 발생하는 판매가 사재기에 들어가는 비용을 상쇄하고 남으니까 위험 부담을 무릅쓰고 하는 거라고 봐야겠죠?” 백원근 (책과 사회연구소 대표)
이번 조작 사건은 출판사 대표가 출판유통심의위원회에 자진 신고를 하면서 드러났다고 하는데, 이 위원회는 뭐 하는 곳?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산하의 공식 조직이고, 이런 사재기 문제라든가 출판계에서 중요한 문제 중 하나가 도서정가제를 위반하는 행위를 적발하고 판단하는 것입니다. 어떤 사안별로 이것이 법 위반에 해당되는지 아닌지에 대해 고발 조치를 하는 데 있어 이 기구가 중요한 역할을 하는 거죠. 주요 출판 단체들과, 이름을 대면 알 만한 중요한 온·오프라인 서점들이 관여하고 있어서 출판 유통 질서를 유지하게 하는 역할을 하는 거죠.”
백원근 (책과 사회연구소 대표)
민간기구가 그 역할을 잘할 수 있는가에 대한 의구심에 대해서는
“민간기구지만 어쨌든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이라고 하는 공식적인 법정 단체 산하에 두고 유통 질서를 유지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기 때문에, 처벌 기준을 만드는 것이든 여러 가지 역할을 할 수 있는 자정 기구가 필요하잖아요. 그런데 경찰처럼 조사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죠?” 백원근 (책과 사회연구소 대표)
사재기에 대해 내부자 고발 없이는 드러날 수 없다는 구조를 깨기 위해서는 200만 원 상당의 포상금도 중요하지만, 내부고발자는 상당한 정도의 정보를 갖고 있어야 하는데 관련 책과 사재기에 연루되지 않고서는 어렵다고 했다.
굳이 베스트셀러 집계를 해야 하는가?
“이번 사건에도 불구하고, 책이 너무나 많이 나옵니다. 하루에 200~300종의 신간이 나오거든요. 그래서 어떤 책이 좀 인기가 있는지 알고 싶어하는 독자가 무척 많아요. 평소에 책을 꾸준히 찾아본 독자들이 아니라고 한다면 ‘읽을 만한 책이 뭐가 있지?’라고 봤을 때 그런 정보의 표시판 역할을 해줄 수 있는 게 베스트셀러 정보죠.”
백원근 (책과 사회연구소 대표)
그 정보로 인한 쏠림 현상은?
“그런 문제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베스트셀러라고 하는 것은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출판사 모두에게, 작가 모두에게 열려 있는 기회잖아요. 역기능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아예 없어졌다고 했을 때 출판시장 활성화는 더 어렵다고 봅니다.”
백원근 (책과 사회연구소 대표)
베스트셀러 집계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베스트셀러를 집계하는 곳, 즉 기관마다 편차가 있음을 인정하면서
“외국 선진국 같은 경우에는 언론사에서 하거나 대형 도매상에서 집계를 하거나 이런 식으로 전국 단위로 집계를 해서 하는데, 이렇게 하면 일부러 사재기해 봤자 소용이 없게 되거든요. 이것도 굉장히 중요한 대안 중 하나입니다.”
백원근 (책과 사회연구소 대표)
독서의 계절이 깊어지는 이때, 베스트셀러 목록은 독자들에게 책을 고르는 하나의 이정표가 된다. 그러나 그 이정표가 조작 가능성으로 흔들린다면 독자가 느끼는 배신감은 작지 않다. 이번 논란이 출판계의 자정 노력으로 이어져야 하는 이유다. 좋은 책이 정직한 선택을 통해 독자에게 닿는 것, 그것이 베스트셀러 집계가 지켜야 할 최소한의 신뢰다.
*위 내용은 2026년 9.11일 방송된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인용하였습니다.
*해당 기사와 관련 내용
의정부지검 고양지청은 2026년 9월 9일, 한 에세이 작가와 출판사 대표를 출판문화산업진흥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고 두 사람은 2024년 3~7월 신간을 베스트셀러 순위에 올리고 유지하려고 전국 서점을 돌며 1,631권을 부당 구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투데이스트
주필 해덕창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