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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르키예 여행 2일차
  • 김석주 국장
  • 등록 2022-10-20 10:3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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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에페스 유적, 쉬린제 마을

투데이스타 현장취재=김석주 국장 



 

      2022년 여름 튀르키예 여행 2일차 

(에페스, 쉬린제)

 

                       ☞ 일시 : 2022년 7월 23일(토) 오후

                       ☞ 일정 : 오후 (에페스 유적, 쉬린제 마을) 

(사진1 에페스 유적의 랜드마크 켈수스 도서관)

 

에페스는 고대 로마의 도시 유적으로 에게해는 물론 튀르키예 전역에서도 그 규모 면에서 최고의 유적지다. 로마 시대가 전성기였고 소아시아에서 가장 중요한 무역항으로 인구가 25만 명이었으니 사실상 소아시아 최고의 도시였다. 번영을 누리던 에페스가 몰락한 것은 바로 자연의 변화였다고 한다. 7세기경 강에서 유입되는 흙이 바다를 메우면서 항구로서 기능을 잃게 되고 습지로 변한 해안에서는 모기로 인해 말라리아가 창궐하여 연구가 격감하자 도시는 급속도로 쇠퇴했다. 현재 발굴된 유적이 전체 도시의 20% 정도라고 하니 그 규모를 짐작하기 어려울 정도이다. 

 

 에페스로 가려면 셀축 오토가르에서 미니버스(이하 돌무쉬)를 타야 하는데 사람을 다 태우면 출발하며 운전기사에게 직접 현금(8리라)을 지급하면 된다. 3km 정도 떨어져 있어 10분이면 도착한다. 목적지까지 걸어가는 사람들도 있지만 추천하지 않는다. 걷기에 좋은 도로 조건이 아니며 국도에서 진입하는 길도 좁고 통행하는 차량이 많고 인도가 없어 불편해 보인다. 


(사진2 에페스 북문 입구.. 주차장에 내려서 입구로 가는 길, 정면에 입구가 보인다) 

 

에페스의 출입문은 북문과 남문, 두 곳이 있다. 대개 넓은 주차장과 돌무쉬 정류장이 있는 북문에서 시작하여 남문까지 걸어 올라가며 관람을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넓은 부지의 유적 전체가 볼거리이고 어느 것 하나 놓칠 수 없는 유적마다 의미를 담고 있기에 평지에 가까운 오르막을 천천히 걸으며 관람하는 데 무리가 없다. 단체관광은 보통 언덕 위의 남문에서 시작하여 내려오면서 관람하고 북문을 나와 버스를 타고 다른 곳으로 이동하는데 그러기에는 아쉬운 점이 많다. 올라가면서 관람하는 것과 내려가면서 보는 유적의 느낌이 많이 다르기도 하고 대중교통을 이용하려면 북문에서 시작하여 남문까지 갔다가 다시 북문으로 돌아오는 것이 가장 적절하기 때문이다. 올라갈 때는 꼼꼼히 살펴보면서 관람한 후 다시 내려올 때는 유적의 잔해 위에 과거의 화려했던 모습에 투영해보자. 언젠가 가상현실을 통해 과거의 모습을 볼 때가 올지는 모르겠지만 길을 걸으며 상상의 나래를 펴보는 것은 꽤 신선한 경험이 될 것이다. 

 

[성모 마리아 교회]

 

북문 입구로 들어서서 소나무 숲길을 조금 걷다 보면 오른쪽으로 가는 오솔길이 있다. 그 길을 따라가면 소아시아 교회의 중심이었던 [성모 마리아 교회]가 나오는데 규모가 크다. 성모 마리아에 대한 논쟁으로 종교회의가 열렸던 곳인데 이 회의에서 마리아는 하나님의 아들인 예수의 어머니 곧 성모로 받아들여지게 되었다고 한다. 


(사진 3 성모 마리아 교회 : 제단이 있던 곳)

 

 

(사진 4 성모 마리아 교회 : 유아세례를 주던 곳)

 

(사진 5 성모 마리아 교회 터)

 

[아카디안 거리]

 

소나무 숲길이 끝나면 오른쪽으로 원기둥이 들어선 넓은 길이 나오는데 에페스의 흥망성쇠를 가장 잘 보여주는 매력적인 길이다. 이 길은 500미터 정도였으며 이 길의 끝에는 고대의 항구가 있었다고 하는데 한번 상상해 보라. 배를 타고 항구에 도착하면 항구 왼쪽에 있는 대형 목욕탕에서 씻고 이 길을 따라 도시로 들어왔는데 길 양쪽으로 상점들이 즐비하고 사람들은 붐볐으며 횃불로 가로등까지 있었다니 얼마나 생동감과 신비로움이 넘치는 곳이었을까? 자료를 찾아보니 당시에 가로등이 있던 도시는 에페스를 포함하여 단지 세 곳뿐이었고 도로 밑으로는 상하수도 관이 있었다고 한다. 이 길의 시작은 항구였다면 끝은 숨이 막힐 정도의 초대형 원형 대극장이 있다. 한눈에 보기에도 동시에 2만명 이상 들어갈 수 있는 거대한 규모인데 각종 공연과 검투 시합 등이 끊임없이 열렸을 것이니 그 함성과 열정 그리고 웅장함이 보는 이들을 압도했을 것이다. 

 

(사진 6 아카디안 거리...이 길의 끝에는 고대항구가 있었다)

 

이 길을 여러 번 반복하여 걸으며 상상의 나래를 펼쳐보는데 만약 타임머신이 개발된다면 꼭 오고 싶은 곳이다. 현재 세계의 어느 곳이 과거의 이곳보다 생동감 주는 곳이 있을까 생각해보니 잘 떠오르지 않는다. 이 글의 서두에 언급한 대로 자연의 변화로 항구가 사라지면서 멸망의 시작점이 된 곳이지만 과거의 한 시대를 풍미했던 멋진 길이었음은 틀림없다. 

 

(사진 7 원형 대극장)

 

여행은 길을 걷는 것이다. 무너진 유적의 길을 걸을 때는 그 길에서 고대의 향기를 음미하며 수많은 영겁의 세월을 지나 오늘에 이르기까지의 숨결을 오감을 통해 받아들이는 것이다. 

 

(사진8 대리석 거리)

 

 원형 대극장에서 우측으로 대리석으로 된 길이 이어지는데 현재는 켈수스 도서관까지의 짧은 거리이지만 원래는 3km 정도 떨어진 아르테미스 신전까지 길이 뻗어있었다고 하니 아마 에페소에서 가장 화려한 길이 아니었을까 추측해본다. 바닥이 대리석이니 길의 양쪽은 각종 원기둥과 석상 등이 화려하게 장식되어 있었을 것이고 길 아래에는 대형 수로도 있었다고 하니 이 풍요로움 속에서 그들은 무엇을 생각했을까? 

 

(사진9 상업 아고라)

 

[대리석 길]의 우측 아래에는 중앙시장[상업 아고라]이 있다. 항구와 가까워 당시 유럽 각지에서 들어온 물건이 모이는 물류의 중심지로서 거대한 국제시장이었고 노예시장의 규모도 당시 세계 최고였다고 한다. 지금은 넓은 평지에 바닥의 윤곽만 남아있는 폐허로 변했지만, 세계 각지에서 들어온 신기한 물건을 사고팔며 북적이던 고대의 시장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즐거운 일이다. 대리석 거리를 걷다가 사람들이 바닥 사진을 찍길래 보니 대리석 위에 발자국이 찍혀있는데 이는 성매매가 이루어진 유곽을 광고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한다. 발자국은 별로 크지 않은데 그 발의 크기보다 작은 사람은 오면 안 된다는 일종의〈미성년자 출입 금지〉라는 팻말 같은 것이 아니었을까?. 

(사진10 발자국 사진)

 

[대리석 길]이 끝나는 지점에 오면 우측으로 에페스 유적의 상징인 [켈수스 도서관]이 있는데 입구 쪽의 벽면만 남아있는데 그 모습만 보더라도 매우 아름다운 건축물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사진11 켈수스 도서관과 유곽)

 

풍요로움에는 늘 원초적인 본능이 따르는 것일까? [대리석 길]이 끝나는 지점에 오면 왼쪽으로 쿠레데스 거리가 이어지는 데 그 코너에 [유곽]이 있다. 꽤 규모가 큰 것으로 보이고 안내 자료를 보니 1층은 거대한 홀이었고 2층은 작은 방들이 많았다고 하는데 손발을 씻어야만 입장할 수 있었으니 위생이 철저했음을 알 수 있다.

(사진12 수세식 공중 화장실)

 

 흥미로웠던 것은 유곽 바로 옆에 수세식 공중화장실이 있는데 매우 인상적이었다. 둥근 구멍은 좌변기이고 그 속에는 물이 흘러서 천천히 씻겨나가도록 되어있고 좌변기 앞쪽은 조그만 수로가 있어 볼일을 마친 후 씻기 위한 용도로 보인다. 프라이버시가 보장되지 않은 곳에서의 편안함은 기대하기 힘들 것 같지만 당시로서는 기대하기 힘든 위생적이고 발전된 모습을 보인다. 

(사진 13 쿠레데스 길) 

 

[쿠레데스 길]

 

[쿠레데스 길]은 켈수스 도서관에서 헤라클레스 문까지의 거리로 우리의 명동과 같은 고급품을 팔던 상점이 길 양쪽으로 즐비했다. 길의 오른쪽 언덕에는 아쉽게도 지금 공사 중이어서 관람할 수 없었지만, 고급주택가가 있고 길의 왼쪽은 크지 않은 규모의 하드리아누스 신전과 트라야누스샘, 그리고 수백 명을 수용할 수 있는 대형 목욕탕인 [스콜라스티카 욕장]이 있다. 미국 LA에서 부자들만 산다는 비버리 힐스와 그 아래의 고급상점가인 로데오 거리와 같은 분위기라고 보면 될 것이다. 

 

(사진 14 헤라클레스 문)

 

[헤라클레스 문]

 

쿠레데스 길의 끝에 있는 문인데 기둥에 헤라클레스의 부조를 볼 수 있다. 남아있는 기둥은 두 개이며 폭이 좁은 것은 수레의 통행을 제한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한다. 사실 여기까지 에페스 유적의 핵심 지역이며 그 뒤로도 여러 유적이 있지만 여기까지만 소개하기로 하자. 물론 조금 더 올라가 남문까지 둘러봐야 하는 것을 물론이다. 

 

남문으로 나가면 교통편이 택시 외에는 교통수단이 없으므로 대중교통을 이용하려면 출발지점인 북문으로 다시 내려와야 한다. 하지만 셀축 외곽에 있는 [성모 마리아의 집]을 다녀오려면 남문으로 나가 택시를 이용하는 것이 셀축에서 가는 것보다 여러 면에서 유리하며 버스를 이용하여 단체로 관람할 경우는 남문에서 하차하여 북문까지 내려가면서 관람하고 북문에서 다른 곳으로 이동하는 것이 더 좋을 것으로 보인다. 

 

[쉬린제 마을]

 

에페스 관람을 마치고 다시 셀축으로 돌아왔다. 오토가르 옆 공터에는 매주 토요일마다 열리는 시골 장터가 절정을 맞이하고 있었다. 북적이는 장터를 걸으며 그들의 일상을 관찰하고 물건을 사기 위해 통하지 않는 말로 흥정하며 간단한 대화를 나누는 모든 순간이 그렇게 소중하다. 할아버지가 한국 전쟁에 참여해서 한국을 좋아한다는 사람도 있었고 블랙핑크 열성 팬이라는 사람도 만났는데 필자도 좋아한다고 하니 과일을 덤으로 더 주기도 했다. 

 

(사진15 쉬린제 마을)

 

셀축은 꼭 가야 할 관광지가 더 있다. 셀축에서 8km 떨어져 있고 전통 가옥이 잘 보존된 산골에 있는 [쉬린제 마을]이다. 이곳을 가려면 오토가르에서 돌무쉬를 타야 한다. 운임은 현재 13리라로 저렴하며 시간은 약 30~40분 걸린다. 돌무쉬는 우리의 마을버스와 같은데 마을 곳곳을 다니며 사람을 태우고 목적지로 이동하는데 그것이 관광객에게는 현지인들의 생활 터전을 실제로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이고 산길을 굽이굽이 돌아 이동하면서 보는 경치 역시 놓치기 아까운 소중한 경험이다. 

 

(사진16 쉬린제 마을 가옥)

 

성수기의 토요일 오후, 관광객이 많아 붐비기는 했지만, 마을 초입에 내리니 첫 느낌이 참 좋다. 작은 돌이 다닥다닥 박힌 인도를 따라 마을 안쪽으로 들어서니 아기자기한 물품을 파는 상점들이 이어지는 데 참 예쁘다. 낡은 전통 가옥이 산비탈에 옹기종기 모여 있고 마을 전체를 볼 수 있는 언덕 위에서 보면 흰 회벽과 분홍색 기와지붕이 어우러진 가옥들이 평화롭고 아늑한 느낌을 준다. 그러나 가까이에서 들여다보면 가옥들은 세월의 흔적을 간직한 채 낡은 모습이지만 오히려 다듬어지지 않은 불완전함이 궁색해 보이지 않는다. 그저 삶에 순응하고 자연과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는 그들의 모습에서 여유와 넉넉함이 느껴진다.

 

(사진17 쉬린제 마을 거리)

 

쉬린제는 다양한 과일로 만든 와인과 첨가물에 따라 색깔도 다르고 크기도 다양한 수제 비누, 올리브오일, 꿀, 블루베리 등을 발효시킨 원액 엑기스 제품들을 파는 예쁜 상점이 많은데 가격도 비싸지 않으며 품질도 좋고 무엇보다 만든 사람의 정성이 담겨있어 사지 않을 수 없었다. 특히 직접 주민들이 블루베리를 발효시켜 만든 진한 원액(1리터)은 다른 곳에서는 구하기 힘든 상품이었다. 원액을 물에 희석하여 먹는데 맛이 기가 막히고 일주일 내내 음용하였는데 불과 오천 원으로 이런 행운을 누릴 수 있는 것이 여행이 주는 묘미였다. 덕분에 여행 기간 내내 무거운 짐을 들고 다녀야 했지만 지금도 올리브오일을 먹을 때마다 추억을 떠올리며 마음이 따뜻해지는 것은 [쉬린제 마을]이 주는 정감이었을 것이다. 

 

(사진18 쉬린제 마을 거리)

 

프랑스의 피에르 쌍소는《느리게 산다는 것의 의미》라는 책에서“인간의 모든 불행은 고요한 방에 앉아 휴식할 줄 모르는 데서 온다”라고 했다. [쉬린제 마을]은 여유로움이 살아있는 곳이다. 물질문명은 생활 전반에 걸쳐 풍요와 안락함을 제공해 주었지만, 세상을 살아가는 데 있어 행복으로 인도하는 길은 아니었다.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흐름 속에서 어느덧 우리는 삶의 여유와 낭만은 찾을 수 없게 되었다. 그러나 이곳은 세월이 느리게 흘러간다. 예쁜 골목길을 거닐며 세월의 향기를 느끼고 때로는 계단에 앉거나 문 앞에 놓인 의자나 낡은 벤치에 앉아 멍때리고 있어 보자! 여행이 주는 소확행은 바로 그런 여유로움이다. 

 

 

 

♣ 에페스 & 쉬린제 마을 여행 정보 

 

● 입장료

 

 ① 에페스 유적의 입장료는 200리라(≒15,000원)이며 고급 주택터를 관람할 경우 50리라가 추가된다. 

 ② 만약 튀르키예를 1주일 이상 여행할 계획이 있다면 무조건 뮤지엄 패스(1,000리라)를 구입하는 것이 훨씬 경제적이다. 튀르키예는 나라 전체가 박물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입장료를 받는 곳의 대부분이 뮤지엄 패스에 적용되기 때문이다. 뮤지엄 패스는 튀르기예 전역의 박물관을 15일간 이용할 수 있는 티켓인데 3~4일만 이용해도 본전을 찾을 수 있다. 최근 2~3년 사이에 박물관 입장료를 4배 이상 대폭 인상하였는데 어려워진 경제 상황을 박물관 입장료로 채운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현지 물가 수준을 비교하면 매우 비싸다. 이스탄불만 3일간 이용할 수 뮤지엄 패스권이 700리라인 것을 감안하면 가성비가 뛰어나다. 

 

● 교통

 

 ① 에페스 유적(8리라)과 쉬린제 마을(13리라)은 오토가르에서 돌무쉬(미니버스)로 이동해야 한다. 

 ② 성모 마리아의 집은 대중교통이 없어 대절 택시를 이용해야 하는데 숙소에 문의하면 된다. 이동하여 약 30~40분 정도 돌아보는 시간을 주고 같이 돌아오는 형태이다. 에페스 투어를 할 경우 남문에서 택시를 타면 셀축에서 이동하는 것보다 더 저렴하게 다녀올 수 있다. 미사가 있는 일요일 오전이나 행사가 있을 때는 가격이 비싸지며 개별적으로 가기에는 부담이 되므로 투어를 이용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 관광 정보

 

 ① 에페스 유적 내에서는 물이나 음료를 파는 상점이 없어서 미리 준비해야 하며 여름철은 햇살이 뜨거운데 그늘이 거의 없어 더위에도 대비해야 한다. 화장실도 양쪽 출입구에만 있어 미리 용무를 보는 것이 좋다. 또한 여름철은 단체 관광객이 많고 대체로 오전에 방문하는 데 그 시간을 피하면 여유있게 관람할 수 있다.

 ② 쉬린제 마을은 시간을 내서라도 꼭 방문하기를 추천하는데 주말에는 인파가 몰리므로 가능하면 주중으로 일정을 잡는 것이 좋을 것이다. 



특별취재 김석주 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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