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
오늘은 1898년 대한제국 고종이 경운궁의 태극전을 중화전으로 개칭한 날이다.
중화전은 중요한 국가 의식을 거행하거나 조회를 열던 덕수궁의 정전이다.
조선의 5대 궁 정전 중 유일하게 20세기에 창건했으며 처음부터 조선 왕궁의 정전이 아닌 대한제국 황궁의 정전으로 세운 건물이다.
'중화(中和)' 뜻은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바른 성정'이라는 뜻을 내포하고 있다.
다른 궁궐들과 달리 중화전에서만 볼 수 있는 내부 천장과 답도에는 봉황이 아닌 용이 새겨져 있다. 이 용들은 각각 조선과 대한제국을 상징한다.
경복궁 근정전의 용이 발톱이 7개인 칠조룡인데 비해, 중화전의 용은 발톱이 5개인 오조룡이다. 또 다른 궁의 정전 답도에는 봉황이 새겨져 있지만 이곳 중화전 답도에는 용이 새겨져 있는데, 이는 중화전이 황제의 정전이기 때문이며 예로부터 용은 황제를 상징하고 봉황은 왕을 상징했기 때문이다. 또 중화전은 다른 궁과는 달리 창살을 황금색으로 칠한 것이 특징인데, 이또한 황금색이 황제를 상징하는 색이기 때문이다. 즉, 다른 궁은 왕을 위한 궁이어서 황금색을 쓰지 못했는데, 덕수궁은 대한제국 황제의 궁으로 세워져서 황금색을 사용했다고 한다.
중화전의 천정 용문양
임금만이 오르고 밟을 수 있었다는 용이 새겨진 답도
이처럼, 중화전에서만 볼 수 있는 노란 창살문, 천장의 용, 용 문양이 새겨진 답도 등은 국력이 미약했던 대한제국이 세계 속으로의 중용과 중립국이 되기 위해 외교적인 노력을 했던 왕의 간절함이 담겨있는 듯하여 애잔한 마음에 가슴이 아려온다.
시간이 허락한다면 비운의 황제 고종의 절실했던 염원을 담은 중화전을 다시한번 꼼꼼하게 둘러보는것도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