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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FF 정한석 프로그래머가 정리한 부산국제영화제 소식
  • 이경훈
  • 등록 2023-09-11 19:39:32
  • 수정 2023-09-11 19:4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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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취재 투데이스타 이경훈


더 친절한 프로그래머 4 - 정한석 프로그래머  

12개의 데뷔작, 12개의 추천사, 이상한 방식으로


올해의 주목할 만한 한국영화 데뷔작 12편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줄거리는 요약하지 않겠습니다.

<그 여름날의 거짓말>  

<부모 바보>  

성장영화라는 말이 지닌 은연 중의 계몽성과 온순함이 늘 거슬리지는 않았는지요. 어리다고 사랑이 없겠습니까. 어린 사랑에도 얼룩진 치정은 있습니다. <그 여름날의 거짓말>은 세속적이고도 아련한 청소년 치정 멜로드라마입니다.

이야기에 기대어서는 도대체 핵심을 움켜쥘 수 없는, 그러면서도 종잡을 수 없는 방식으로 감정은 자꾸만 쌓여 가는 영화가 <부모 바보>입니다. 이 영화는 간결한 몇 가지 반복의 미니멀리즘으로 기막힌 아우라를 조성해 냅니다.

<바얌섬>  

<막걸리가 알려줄거야>

보고 있으면 사극인데, 느껴지기는 SF인 미묘한 장르적 기행을 만끽하고 싶다면 <바얌섬>이 적당하겠습니다. 옛날 어느 옛날 무인도에 표류한 세 남자의 해학적이면서도 구성진 표류기입니다.

<막걸리가 알려줄거야>는 연결되지 않을 것 같은 세상의 것들이 별안간 연결되며 세계의 비밀을 드러내는 기발한 모험극입니다. 믿지 못하겠지만 정말입니다.

<한 채>  

<지난 여름>  

장면별로 뜯어보면 매 순간 위태롭고 아슬아슬한데, 영화 전체를 놓고 보면 고요하고 강인한 작품이란 가능한가요? <한 채>가 그렇습니다. 관객의 심정은 뿌리 채 흔들리는데, 정작 영화 자신은 담담합니다.

<지난 여름>은 순리와 섭리를 좇으며 삶의 통과 의례를 받아들입니다. 농부의 태도로, 시인의 마음으로 만들어진 감동적인 영화입니다.

<301호 모텔 살인사건>  

<딸에 대하여>  

<301호 모텔 살인사건>의 장점은 명료합니다. 살인 사건이 일어나고 영화는 브레이크가 고장 난 듯 미친 듯이 질주합니다. 폭주하는 호러영화입니다.

<딸에 대하여>는 나와 타인의 관계를 생각하게 합니다. 상생의 의미를 돌이켜 보게 합니다. 서로 다른 사람들이 같이 살아가는 데에는 어떤 태도가 필요한 것인가 하고 진중하게 묻습니다.

<장손>  

<딜리버리>  

삼대가 어울리는 <장손>의 가족은 언뜻 아무 문제가 없어 보입니다. 하지만 우리 가족이 그렇듯이 들여다보면 애환과 갈등투성이입니다. 짜임새 있는 구성과 생생한 인물들이 유독 돋보입니다.

<딜리버리>는 생존에 관한 아이러니이자 블랙코미디입니다. 누군가에게는 축복인 것이 누군가에게는 재난이 됩니다. 행복은 어떻게 찾아지는가에 관한 소박한 우화입니다.

<소리굴다리>

<해야 할 일>  

<소리굴다리>는 예술가들만이 지구를 구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엉터리 SF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엉터리’란 이 영화의 도발과 유희에 공감하는 찬사의 형용입니다. 그러니 궁금하실 겁니다.

<해야 할 일>은 자신이 해야 할 일과 자신이 가져야 할 양심 사이에서 갈등하는 한 사람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이 사람의 고민이 스크린을 넘어 바로 우리의 고민인 것처럼 느껴지게 하는 그 힘이 바로 이 영화의 힘입니다.




기사 제공 - 부산국제영화제 BIFF
편집-투데이스타 편집국 / 이경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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